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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스크랩] 때로는 강도 아프다 - 김구식 -

서울문화 2007. 4. 29. 11:10

      때로는 강도 아프다 - 김구식 조금만 아파도 강을 찾았었다 늘 거기 있어 편안한 강에 팔매질하며 던져버린 게 많았지만 그 바닥을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그저 강이니까 걸러내고 그저 물이니까 제 길 가는 줄 알았다 해질 녘 붉은 상처도 강은 깊이 끌어안고 있었고 나는 긴 그림자만 떠안겨 주었다 피울음을 토하기 시작했을 때도 강은 같이 흘러주지 않는 것들을 꼬옥 감싸고 있었다 등 떠밀려 굽은 갈대의 손짓, 바다 어귀까지 따라온 붕어의 도약 아파도 같이 흐르면 삶은 뒤섞여서도 아름다우리라고 불현듯 내 가슴에도 푸른 강 한 줄기가 흐르는 것이었다
출처 : 에세이마을
글쓴이 : 리엘 원글보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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