취미방/기억하고 싶은 글(행복편지)

작은 들꽃

서울문화 2012. 12. 25. 15:11

 

 

 

 

 

작은 들꽃

 

 

사랑스러운 작은 들꽃아,
너나 나나 이 세상에선
소유할 것이 하나도 없단다

소유한다는 것은 이미 구속이며
욕심의 시작일 뿐
부자유스러운 부질없는 인간들의 일이란다.

넓은 하늘을 보아라,
그곳에 어디 소유라는 게 있느냐
훌훌 지나가는 바람을 보아라,

그곳에 어디 애착이라는 게 있느냐
훨훨 떠가는 구름을 보아라,
그곳에 어디 미련이라는 게 있느냐

다만 서로의 고마운 상봉을 감사하며
다만 서로의 고마운 존재를 축복하며
다만 서로의 고마운 인연을 오래오래
끊어지지 않게 기원하며
이 고운 해후를 따뜻이 해 갈 뿐,

실로 고마운 것은 이 인간의 타향에서
내가 이렇게 네 곁에 머물며
존재의 신비를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.

이 짧은 세상에서
이만하면 행복이잖니
사랑스러운 작은 들꽃아,
너는 인간들이 울며불며 갖는
고민스러운 소유를 갖지 말아라
번민스러운 애착을 갖지 말아라
고통스러운 고민을 갖지 말아라

하늘이 늘 너와 같이하고 있지 않니
대지가 늘 너와 같이하고 있지 않니
구름이 늘 너와 같이하고 있지 않니...